도시락 주문마감 전일 18:00
50,000원 이상 주문 시 학내 무료 배달(전화문의 961-9348)

[중요] 푸른솔문화관 정문 카페 시설 공사에 대한 경희대생협의 입장

푸른솔문화관 정문 카페 시설 공사에 대한 경희대생협의 입장
-KMC는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부터 푸른솔문화관 정문 앞에 새롭게 카페 시설 공사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법인 수익사업체인 KMC(KyungHee Management Company)가 진행하고 있는 이 공사는 그저 새로운 카페를 하나 만드는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대학 내의 시설은 구성원의 생활과 복지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대학 내의 시설 변경이나 신설은 이 공간에서 생활하는 여러 구성원들과 토론과 검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카페 공사는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할뿐더러 명분도 실익도 없습니다. 이미 푸른솔문화관 1층에는 NU라는 작은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운영자는 대학에서 20여 년간 운영해온 푸른솔식당입니다. 푸른솔식당은 질 좋은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로 학내 구성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식당입니다. 하지만 몇 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 손실을 생협에서 1,600만원 상당의 쌀을 지원하여 줄이고 있습니다. 카페 운영 수익도 푸른솔식당의 손실을 메꾸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카페 운영 규모도 크지 않습니다. 기존 카페 바로 앞에 새로운 카페를 만들면서, 기존 카페의 관리 주체인 생협이나 실제 운영자와 어떤 사전 협의도 없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일반 상가에서조차 건물 내 동종 업종의 중복 설치를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학에서, 그것도 이용자가 많지도 않은 푸른솔문화관에 새로운 카페를 만들면 당연히 그 피해가 기존 카페 운영자에게 돌아갑니다. 얼마 되지도 않을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추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복지시설의 주된 사용자가 학생들일 텐데, 적어도 총학생회와 해당 시설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해 사전 의견 조율을 거쳤어야 합니다. 이 시설이 그렇게 급하게 추진을 해야 할 만큼 필요한 시설이었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입니다. KMC 측에서 이 과정을 생략한 것은 ‘소통과 배려’를 가장 중요한 학교 운영 철학으로 삼고 있는 경희학원의 전통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입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KMC가 대학의 장애인 고용 개선 부담금 경감을 목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 고용 부담금 해결이 그토록 중요한 문제라면 연계 고용 부담금 감면 제도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만일 KMC가 또 다른 외부 사업자에게 위탁을 주고 장애우를 채용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라면 직접고용의 취지에도 어긋나며, 실효성 역시 의심스럽습니다.
대학의 시설은 수익 사업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구성원의 생활과 복지를 담당하는 공익 시설입니다. 식당, 서점, 매점, 카페, 복사실 등은 수익의 대상이 아니라 구성원의 생활과 복지,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공익적이고 공동체적 공간입니다. 재정이나 수익사업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교내의 모든 복지 시설을 거액의 임대료를 받고 거대 프랜차이즈 업체에 넘기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경희대는 그 쉬운 길을 가지 않고 어렵지만 가치 있는 길을 택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경희대학교는 학생, 직원, 교수가 함께하는 생활협동조합이라는 방법을 통해 거대자본에 의한 대학의 상업화를 막고 스스로 학문과 생활의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희대 생활협동조합은 대학의 3주체인 학생, 직원, 교수가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절차로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복지시설의 관리와 운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당, 매점, 카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거기서 나온 수익금을 다시 장학금, 대안 프로젝트 지원, 명절 귀향 버스 운영, 짐캐리(이삿짐 운반), 각종 교육 프로그램 지원 사업 등으로 다시 환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해야 할 교육 복지 활동이 산적해 있지만, 대학이 학문과 생활의 공동체를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철학과 의지가 없으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저희 생협도 대학의 상업화를 막고 구성원의 복지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경희대 생협 이사회는 KMC과 대학 측에 간절히 호소합니다.
카페 공사를 즉시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공간에 ‘한 건물, 두 카페’는 누가 봐도 무리합니다. 얼마 안 되는 수익 때문이 아니라, 장애인 고용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 생협, 총학생회, 기존 카페 운영자 등 이해당사자들과 대안을 모색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2016. 9. 1.
경희대학교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회